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계류 중인 노동 개혁 5대 법안 중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법안 통과를 국회에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일자리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고 밝혔다. 5대 법안 중 쟁점이 되어 온 2개 법안(기간제법·파견법)을 여야가 하나씩 양보해 노동 개혁의 물꼬를 틔우자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 개혁 관련 법안 통과가 절박하다는 점을 고려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발의한 기간제법은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는 본인이 원할 경우 사용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파견법은 뿌리산업(금형·주조 등)과 고소득 전문직,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에 대한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두 법안 중 파견법을 택한 것에 대해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경제 위기 국면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등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 파견법 통과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을 재계는 환영한 반면 노동계는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야당이 이 제안마저 수용하지 않는다면 노동 개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선제적 개혁 노력이 중요한 만큼 근로기준법 등 4대 노동 개혁 법안 등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 측은 "파견법으로 파견 허용 대상이 확대되더라도 일자리 창출과 무관하다"면서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제외한 3개 법안만 통과되어야 한다는 노총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