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이모저모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반 가량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문을 읽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담화문은 A4 용지 17장짜리로 이전의 담화문보다 긴 편이다.

이번 담화는 취임 후 다섯 번째로 진행된 것으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가 노동개혁 5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 농담 던진 대통령…“제가 머리가 좋아서”

담화문을 읽고 난 후 박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정부의 성장률 낙관론과 가계부채, 부동산 경기 부양책, 전세난, 수출 경쟁력 강화, 내수 진작 처방책 등 다양한 주제를 물었고 박 대통령은 답했다. 답을 마친 박 대통령은 “답을 다 드렸는지요? 또 답을 안 한 게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머리가 좋으니 이렇게 기억하지 머리 나쁘면 이렇게 기억 못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미 짜여진 질문을 외운 것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014년과 2015년 신년 기자회견 당시 사전 질문지가 공개되면서 기자회견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인식한 청와대는 이번 기자회견 전 대통령과 기자 간 즉각적인 문답이 이뤄진다고 홍보했다.

◆ ‘경제활성화복’ 입어…4대 개혁 강조

박 대통령은 이날 빨간 재킷을 입었다. 박 대통령 스스로 ‘경제활성화 복장’이라고 부른 옷이다.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싶을 때 주로 입었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개혁은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가 선제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1997년 IMF 위기 당시 겪었던 대량실업의 아픔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중국, 일본, 미국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저성장의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적극적 사업재편을 통한 전문화, 대형화,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세계 각국은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만 뒤쳐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 곳곳의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선제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대선주자급 반기문 언급…“국민에게 물어야”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들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럼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느냐? 저는 모르겠다”며 “여론조사해서 국민들이 왜 지지하나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라며 직접적인 답을 미뤘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반 총장이 여권 대선 후보로 거론돼 박 대통령의 발언에 힘이 실렸다. 반 총장은 국내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호의적인 여론과 이미지에 힘입어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많았다.

또한 반 총장이 박 대통령의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반 총장은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올바로 용단을 내린 것을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회 17번 언급…직접 국회 압박 나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국민(39번), 경제(34번), 일자리(22번) 등을 주로 언급했다. 지난해 8월 6일 담화에서는 경제(37번)와 개혁(33번)을 자주 꺼내며 4대 개혁을 강조했다. 이번 담화도 지난번에 이어 경제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담화에서는 ‘국회’를 17번 언급하면서 직접적으로 국회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합니다”며 국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개정안에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각 법안 내용을 설명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해서 “최대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무려 1474일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기간제법안은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비정규직 고용안정법’”이고 “파견법은 재취업이 어려운 중장년에게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중장년 일자리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안위와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국회의 기능을 바로잡는 일부터 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런 정치 문화를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