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10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최대 2500㎞ 떨어진 곳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크루즈)미사일로 북한 수뇌부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다. 8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이은 2단계 대북 압박 조치다.
군 관계자는 "B-52는 이날 오전 6시 괌 앤더슨 기지를 출발해 부산을 거쳐 동해 상으로 이동 후 오산 상공을 비행했다"며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약 2시간 동안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평양과 북한 핵 관련 시설에 대한 폭격 시뮬레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처음이다. 북한 핵실험 4일 만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전개다. 북한의 핵공격 시 핵우산 등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확장억제 이행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B-2 폭격기, 가격이 F-15K 전투기의 20배라는데... ]
[B-52 전략 폭격기, 성능이 어떻길래 북한이 공포에 떠나?]
[[키워드정보] "한반도 核우산은 '찢어진 우산'…북핵 도발에 취약"]
한반도 위기마다 출동해온 B-52는 핵탄두 장착 순항미사일과 함께 지하 60여m를 관통하는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운반할 수 있어 김정은 등 북 정권 수뇌부가 매우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3월 B-52와 B-2 스텔스 폭격기가 잇따라 출격하자 김정은은 심야에 군 수뇌부 작전 회의를 소집하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미 양국은 앞으로 주일 미군 기지에 배치된 전력을 중심으로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원자력 추진 공격용 잠수함,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의 추가 전개를 통해 군사적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朴대통령, 對국민담화 검토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의 안보·경제 위기 국면과 관련, 금주 중 대국민 담화 발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금주 초에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을 갖고 주요 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입장도 밝힐 예정이었는데 북핵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이 형성됐다"면서 "기자회견을 뒤로 미루고 현 안보·경제 상황에 대한 담화 발표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대국민 담화를 할 경우,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가 핵·경제 병진(竝進) 노선을 포기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방침을 천명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