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百歲) 인생'이 남북(南北)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방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실시할 대북(對北) 확성기 방송 목록에는 아이유·에이핑크·여자친구 등 아이돌 여가수와 함께 그의 곡도 포함돼 있었다. 트로트 가수 이애란(53)씨다.
이씨의 노래 '백세 인생'은 최근 모든 연령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후렴구마다 반복되는 '못 간다고 전해라'라는 가사가 한몫했다. 이씨가 이 대목을 부르는 영상이 짤방(삭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으로 제작돼 회자되고, 카카오톡 등 SNS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져 판매될 정도다.
이애란씨는 8일 오후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곡이 대북 확성기 방송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고향인 강원도 홍천으로 가는 차 안이라는 그는 "그게 사실이냐"며 몇 번을 되물었다. 이씨는 "전에도 대북 확성기로 인기가요가 방송됐다던데 내 곡이 선택됐다니 반갑다"면서도 최근 북 핵실험을 의식한 듯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 OST 음반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씨는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2006년 '천 년의 사랑'이라는 곡을 담은 1집 앨범을 냈지만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다. 그사이 재래시장이나 장터, 야시장 등을 돌며 무대에서 돈을 벌었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했다. 부모님과 함께 요양병원·양로원을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이씨는 "어머니는 13년 전에, 아버지는 지난해 세상을 떠나셨다"며 "부모님 살아계실 때 성공한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한 게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다"고 했다.
'백세 인생'의 원래 제목은 '저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답하리'다. 민요풍 리듬과 멜로디에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은 가사를 얹었다. '100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라는 식이다. 그는 "북핵 사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엄중한 시국에 제 노래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북한 주민에게 남한 문화를 알리는 가교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