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사우디의 반(反)이란·반시아파 정책을 주도하는 실세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31·사진) 국방장관이 떠오르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장관은 현 살만 국왕의 아들로 지난해 초 살만 국왕 즉위와 함께 국방장관과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부왕세자가 됐다.
사우디·중동 전문가인 조슈아 테이텔바움 바르일란대학 교수는 5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최근 반이란 움직임은 무함마드 빈 살만이 자신의 결단력을 입증하기 위한 단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도 "살만 국왕이 고령인 상황에서 31세 아들이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 공격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은 외교적인 존재감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수니파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34개국 수니파 동맹을 결성할 당시, 동맹 결성 발표를 맡은 것도 무함마드 빈 살만이었다.
무함마드 빈 살만은 살만 국왕과 그의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민간 영역에서 일하다 24세 때인 2009년 정치에 뛰어들었다. 당시 사우디 수도 리야드 시장이었던 아버지의 특별 보좌역에 채용됐고, 아버지의 출세와 함께 그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은 왕위 계승 1순위인 사촌 형 무함마드 빈 나예프(57) 내무장관과 함께 향후 국왕 후계 구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나예프는 수십 년간 정보·치안 분야를 독점했던 아버지(나예프 왕자·2012년 사망)의 정치적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무함마드 빈 살만은 현 국왕인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빠르게 정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50여 년 가까이 리야드 시장을 지냈던 살만 국왕이 정권의 핵심 요직인 국방장관에 아들을 앉힌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