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스키장 중 하나로 꼽히는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스키장은 새해 첫 일요일인 지난 3일 이용객이 9200여명에 그쳤다. 작년 같은 시기 1만4000명의 66% 수준이었다. 올해 '따뜻한 겨울'이 주요인이다. 이용객이 줄자 스키장 측은 주말인데도 전체 스키 슬로프 18개 면 중 12개 면만 개방했다. 지난달 16일 개막 예정이었던 '17회 인제 빙어축제'도 강물이 얼지 않아 취소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올겨울 이상 고온으로 강원도 지역 겨울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스키장도 이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예년 같으면 1월 초는 한겨울이지만 올해는 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춥다는 대관령이 섭씨 0.7도였고, 강릉과 속초는 각각 7.7도와 6.7도였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강원도 인제군 빙어호(湖)에서 개최되던 빙어축제도 취소됐다. 지난해 12월 30일 군데군데 살얼음이 깨진 빙어호의 모습.

['빙어축제' 취소된 인제군 어업인들, 생계 걱정]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눈·얼음' 관련 축제이다. 빙어축제가 취소된 인제 지역 어업인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예년에는 70여만명이 찾아 5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거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한 내수면 어민은 "지난해에도 축제가 취소돼 막노동으로 버텼는데, 올해는 막막하다"고 말했다.

1일 개막 예정이었던 '홍천강 꽁꽁축제'도 취소됐다. 홍천군은 축제를 위해 사뒀던 송어 15t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50만여명이 꽁꽁축제를 찾았다. 정선군은 얼음이 얼지 않아 '고드름 축제' 개막을 오는 8일에서15일로 연기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개막일이 9일이어서 아직은 문제가 없지만 이상 고온으로 얼음 두께가 충분할까 가슴을 졸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부터 강원도 영서 지역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했지만, 1월 전체로는 기온이 예년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