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하면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지원재단 기금으로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한 것과 관련, 그 전제조건으로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에 한국 정부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주한 일본대사관 근처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가능할 빨리 철거해 달라는 일본의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대응할 의사를 보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28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회담을 앞두고 열린 양국 간 막판 교섭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설립할 재단에 일본이 10억 엔을 내기 전에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일본의 요청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소녀상 철거가 진행되지 않고 10억 엔을 내는 경우 양국 간 합의에 대해 일본 내 비판이 고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철거를 위한 한국 측의 움직임을 주시할 생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사히(朝日)신문도 소녀상 이전이 일본 정부가 재단에 돈을 내는 전제라는 것을 한국이 내밀하게 확인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은 돈을 내는 조건으로 소녀상 이전을 주장했고 한국으로부터 소녀상에 관한 내락(內諾)을 얻었다고 판단한 것이 이번 합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가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관한 기시다 외무상의 보고를 받고 "합의된 것은 확실히 '팔로업(follow-up·후속조치)'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 소녀상 이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기시다 외무상에게 위안부 문제 협의를 위해 한국에 가도록 지시한 후 자민당 파벌 영수(領袖)와 통화하며 소녀상 이전 문제에 관해 "물론 그것을 하도록 해야 한다. 문제없다"는 말을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윤 장관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소녀상 이전 요구와 관련해 "한국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같은 날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 언론과의 회견에서 소녀상이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완전 날조"라고 반박했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이나 협상 과정에서 일본 측이 그런 주장을 한 적도 없다"면서 "있을 수도 없고 말도 안되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소녀상 문제와 관련,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서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전부"라면서 "소녀상 문제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가 설립하는 피해자 지원 재단에 10억엔을 출연하는 문제를 연결하는 것이 딜이 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