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결별 의사를 밝히면서, 두 사람의 이혼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높다.
이혼 절차는 협의 이혼과 조정 신청, 이혼 소송 등으로 나뉜다.
협의 이혼은 당사자가 이혼과 위자료, 재산 분할 등에 합의한 다음 이혼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면, 얼마간 숙려 기간을 거친 뒤 이혼하는 것이다. 최 회장의 경우 미성년 자녀가 없어 숙려 기간이 한 달이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협의가 제대로 안 될 경우 법원에 조정 신청을 내게 된다. 조정위원이 나서 양측 대리인과 위자료, 재산 분할 등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낸다. 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재판을 통한 이혼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과의 이혼 조정 과정에서 자녀 양육·재산 분할 등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현재 이혼 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법조계는 이혼 재판이 진행될 경우 최 회장이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우자가 부정행위, 심한 부당한 대우 등을 저질러야 이혼이 가능하다는 '유책주의'를 취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지난 9월 유책주의를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었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법적으로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다른 여성과 관계를 맺고 혼외 자식까지 뒀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법원이 최 회장에게 혼인 파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법원이 혼인 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요구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도 판결해, 최 회장이 노 관장과의 관계를 법원에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11월 내연녀와 '이중 결혼' 생활을 한 남편(75)이 부인(65)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1심을 깨고 "이혼하라"고 판결한 적이 있다. A씨에게 혼인 파탄 책임이 있지만, 부부가 25년간 별거하면서 혼인 실체가 완전히 사라져 혼인 파탄 책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절도로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이혼할 경우 4조원대에 달하는 재산을 어떻게 분할할지도 세간의 관심사다. 통상 부부가 이혼하면 양측이 절반 정도씩 가져가지만, 재산 형성 과정의 기여도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진다. 노 관장 측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고, 이것이 재판 과정에서 증명될 경우 노 관장이 많은 재산을 가져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