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여기 왔어. ××. 경찰이면 다냐."
지난 10월 초 서울 강서구의 한 지구대 앞. 술에 취한 한모(55)씨가 자신을 부축하려는 경찰관에게 욕설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였다.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주먹에 20대 순경이 가슴팍을 맞고 쓰러졌다. 경찰은 한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법원에 경찰이 다친 데 대한 손해배상금 지급명령을 신청해 지난달 말 3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경찰이 받은 이 돈은 식수난으로 고통받는 나라에 보내진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경찰 기물을 파손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피의자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해 받은 배상금 300만원을 국제 구호단체 월드쉐어에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월드쉐어는 이 돈을 미얀마 낙후 지역에 우물을 파 주는 데 쓸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강서구 지역 사회복지시설에도 400만원을 기부했다. 이응석 경장은 "제복을 입은 공무원인 만큼 외국을 도와 국격(國格)을 세우는 일도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 못지않게 의미 있다는 데 다들 동의했다"고 했다.
강서경찰서는 공권력 침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공무집행방해 피의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이들로부터 받은 배상금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기부해왔다. 지금까지 공권력 침해 사건 79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이 중 32건에 대해 각각 50만원 안팎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사건은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 돈으로 지난 5월과 9월 사회복지시설과 범죄 피해자 등에게 총 600만원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