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박원수 기자

[한국타이어 소송에 "상주시, 13억2000만원 지급하라" 판결]

"앞으로 어떤 기업이 상주로 오겠어요."(한 택시기사)

경북 상주시는 최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공들여 유치한 대기업 투자를 스스로 걷어찬 데 이어, 13억여원 생돈까지 물어주게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부는 지난 11일 "투자 무산으로 입은 21억7000만원 손해를 배상하라"며 한국타이어가 경북도와 상주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상주시에 "청구액의 60%인 13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타이어가 상주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2013년 9월이다. 2020년까지 상주시 공검면 일대 120만㎡ 부지에 2500억여원을 투자해 타이어 주행시험장과 연구기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상주시는 전담 지원팀을 만들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한국타이어도 부지 측량 조사에 나서는 등 투자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부터 분위기가 돌변했다. 시장이 바뀌면서 상주시가 전임 시장이 추진한 이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토지 보상 지원을 중단하고 지원 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사실상 발을 뺐다.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본 한국타이어는 올 4월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남 창녕군은 2009년 8개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넥센타이어를 유치했고, 그 결과 고용과 세수가 크게 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상주시는 굴러온 기회를 스스로 내쳤다. 상주시 당국에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