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이후 야권의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둘러싼 쟁탈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안 의원의 탈당 이후인 지난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의원과 문 대표 중 차기 대선 야권 후보로 누가 좋은가'란 질문에 전국적으로 안 의원(41%)이 문 대표(33%)를 8%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특히 광주·전라 지역에서 안 의원(48%)과 문 대표(27%)의 차이가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컸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안 의원의 후보 사퇴 직전인 11월에 갤럽이 실시한 야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경우 문 대표(46%)가 안 의원(43%)을 다소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호남 민심이 안 의원 쪽으로 확실하게 쏠린 것으로 해석하긴 이르다. 이번 갤럽조사에서 안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에 대해 호남에선 '잘한 일'(35%)과 '잘못한 일'(32%)이란 반응이 거의 비슷했다. 갤럽 측은 "문 대표에 대한 반감과 야권 분열로 인한 총선 패배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5~16일 호남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지지도는 박원순 서울시장(24.8%)에 이어 문 대표(20.2%)와 안 의원(19.4%)의 2위 다툼이 치열했다.
안 의원 탈당 직전인 지난주 리얼미터(여론조사회사) 조사에선 문 대표와 안 의원의 호남 지지율이 7일엔 10.4% 대(對) 21.1%로 안 의원이 앞섰지만, 10일엔 26.7% 대 13.2%로 문 대표가 사흘 만에 역전했다. 이번 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호남의 정당 지지도 역시 크게 요동쳤다. 안 의원의 탈당 직후인 14일 조사에선 안철수 신당(23.5%)과 새정치민주연합(22.4%)이 비슷했지만, 16일 조사에선 안철수 신당(33.1%)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20.6%)을 앞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관계자는 "안 의원은 탈당 이벤트 효과로 호남에서 지지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신당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정부·여당에 맞설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호남 민심이 안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반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운동권 세력의 선악 이분법, '우리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배타적 태도에 환멸을 느끼면서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시대착오적 국정 운영에도 염증을 느낀 중도층의 열망이 분출된 것"이라며 "안 의원이 신진 인사를 공개하고 조직을 갖추면 지지도는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전국 성인 1009명 대상의 갤럽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호남 유권자 500명 대상의 리서치플러스 조사와 전국 유권자 500명 대상의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관련된 상세 여론조사 자료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