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이 잦은 멧돼지 출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구마·감자 등을 키우는 텃밭이 뒤집히거나 음식 쓰레기를 마구 흩뿌려놓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멧돼지에 놀라 넘어져 주민이 다치거나 도로로 뛰어든 멧돼지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1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멧돼지 출현으로 인한 119구조대 출동 건수는 전체 324건에 월평균 29.4건이었다. 월평균으로 보면 2010년(6.5건) 대비 3배 이상, 지난해(15.4건)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루 한 번꼴로 멧돼지가 출현한 셈이다.

지역적으로는 북한산과 인왕산·북악산 등이 인접해 있는 종로구(311건)·은평구(129건)·성북구(121건) 등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시기적으로는 멧돼지 먹이가 부족해지는 9~12월이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멧돼지 출몰이 늘어나는 것은 도심 개발과 둘레길 조성 등으로 멧돼지의 서식지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등산객들이 멧돼지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등을 채취해 먹이가 부족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야생 멧돼지는 도토리 등의 열매와 곤충, 작은 포유류 등을 먹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멧돼지와 마주치면 시선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뒷걸음질쳐 멧돼지의 시야에서 벗어나라고 권고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멧돼지는 놀라면 움직이는 사람이나 물체에 저돌적으로 달려든다"며 "멧돼지에 접근하지 말고 발견 즉시 119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