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농구(NBA)에서 선수의 욕 한마디가 동성애자인 심판의 '커밍아웃'까지 이어졌다. NBA 새크라멘토 킹스의 라존 론도는 지난 4일(한국 시각) 보스턴 셀틱스전에서 팀이 49―70으로 끌려가던 3쿼터 중반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범해 심판 빌 케네디〈사진〉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화가 난 론도는 심판에게 다가가 "넌 빌어먹을 게이야(You're motherf****** faggot)"라며 욕을 퍼부었다. 케네디는 론도의 욕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론도에게 코트를 떠나라고 다시 지시했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된 후에 심판은 미 야후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커밍아웃했다. 그는 "NBA 심판인 것이 자랑스럽고, 동성애자인 것도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직접 밝히는 이유는 젊은이들에게 스스로 당당해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8년간 일해온 NBA의 대표 심판이다.

당황한 쪽은 론도였다. "동성애자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누구를 공격할 의도도 없었다. 내 행동을 후회한다"며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구단주까지 나서 사과했다. 그러나 미 NBA 팬들은 '론도의 발언 때문에 케네디가 강제로 커밍아웃한 것 아니냐'며 론도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론도는 1경기 출장정지를 받았지만 미 언론은 '징계 수위가 낮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NBA 사무국 등 미 농구계에선 '케네디를 지지하며 모든 차별에 맞설 것'이라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