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영관 서울대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강연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64)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0일 25년간 몸담아온 대학 강단을 떠났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윤 교수는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어느 분단국 국제 정치학도의 고뇌와 꿈'이라는 주제로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마지막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재학생을 비롯해 전 국회의원과 외교관, 교수, 졸업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윤 교수는 강연에서 "한반도 통일의 '꿈'을 실현시킬 희망은 젊은 세대에게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기성세대는 아직도 한국을 미국·중국·일본 등 큰 고래들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라고 생각해 국제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미래의 리더가 될 젊은 학생들은 우리가 더 이상 '새우'가 아닌 '돌고래'로 성장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그만큼 주도적인 외교를 펼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인적·문화적 남북 교류를 유지하며 젊은이들이 통일이 '가능하고 꼭 이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지난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한반도 통일'은 영원한 '고뇌'이자 '꿈'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이 빵만 먹고 살 수 없듯이 국가도 경제 발전만으로 버틸 수 없다"며, 한국이 반세기 만에 OECD에 가입하고 G20 국가 반열에 올랐지만 70년째 분단 상태를 해결하지 못해 반쪽짜리 성장에 그쳤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특히 젊은 세대들이 점차 통일을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기고 있다며 "강의를 할 때마다 통일의 짐을 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학생들의 인식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연 말미에 윤 교수는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이 바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자 희망"이라며 "현실이 어렵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꿈이란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풍요로워지는 것"이라며 "퇴임 후에도 학생들의 '꿈'이 꺼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불쏘시개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