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사진)이 7일 '선거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유력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제치고 선두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 때까지만 해도 크루즈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배 이상 상승한 24%를 기록하며, 지지율 19%를 얻은 트럼프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크루즈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까지만 해도 연일 튀는 언행으로 주목받은 트럼프,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던 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아버지와 형을 대통령으로 둔 젭 부시 등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인기가 급상승한 것은 지난달 10일 열린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4차 TV토론회 이후였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이날 토론회의 승자로 크루즈와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를 꼽으면서 "두 후보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4세인 크루즈는 쿠바계 이민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를 거쳐 정계 입문한 초선 상원의원이다. 동갑내기 루비오와 배경·경력이 유사하지만, 루비오와 달리 크루즈는 불법 이민자에게 강경한 입장이다. IS 격퇴 등 외교·안보에도 트럼프 다음으로 강경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트럼프 후계자'로 불리기도 한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의회에 상정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21시간 19분 동안 반대 연설을 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TV에 중계됐는데, 먹지도 자지도 않고 의원 모두 귀가한 텅 빈 의사당에서 연설을 이어나간 크루즈의 집념은 공화당 강경 보수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크루즈의 인기 상승이 공화당 내 강경파의 전폭 지지와 카슨의 거품이 꺼지면서 생긴 반등 효과라고 분석했다. 한때 트럼프와 1위 다툼을 하던 카슨은 주요 현안에 대한 잇단 말 바꾸기와 정책 비전 미흡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