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 더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근거 자료로 내놓은 여론조사가 유도 질문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부는 지난 3일 "국민의 80% 이상이 사시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하지만 핵심 문항을 보니 '사시는 누구에게나 응시 기회가 부여되고, 수십 년간 공정한 운영을 통해 객관적 기준으로 법조인을 선발해 왔기 때문에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것이다. 다음 문항도 "로스쿨 도입은 충분한 논의 없이 결정되었고, 운영 성과가 불확실한 현 상태에서 사시 폐지는 시기상조이므로…'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사시 존치는 긍정적 측면만을, 로스쿨에 대해선 부정적 측면만을 제시한 편파적 질문이었다.
법무부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정책이라 내용을 설명한 다음 묻는 정보 제공형 설문조사 방식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보를 주려면 찬반 논리를 균등하게 해야지 편파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답변을 기대하는 것은 여론 조작 시비를 자초한 일이다.
법무부는 이번에 유관 기관과 사전 협의도 없이 정책 변경을 발표했다. 법조인 양성의 다른 축(軸)인 대법원이 법무부 안을 전달받은 건 고작 발표 20분 전이었다고 한다. 로스쿨 관할 부처인 교육부도 협의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지 않아도 국민은 사시 출신이 대부분인 법무부 간부들이 자기들 '밥그릇' 때문에 사시 존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 유도 질문을 통한 여론조사는 이런 시각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