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상징이었던 EU 회원국 국경 간 이동의 자유가 당분간 중단될 전망이다. EU 내무장관들이 EU 국가들의 국경에서 검문검색과 여권 검사를 면제하는 솅겐조약을 중단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CNBC가 5일 보도했다.
솅겐조약은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비EU 4개국 간의 자유 통행을 규정하고 있다. 솅겐조약에 따르면 긴급한 필요에 따라 내부 국경 통제 기한이 6개월까지 허용된다. EU 회원국들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같은 국제행사가 있을 때 솅겐조약의 예외규정을 통해 국경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EU 장관들은 4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내무장관회의에서 솅겐조약의 가입국 정부가 최대 2년 동안 국경 검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달 파리 테러 이후 유럽 내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EU 의장국인 룩셈부르크가 이번 주 EU 국가들이 국경을 임시적으로 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독일을 비롯한 EU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이 방안을 지지했다.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보른 외무장관은 “유럽 지역이 위험에 처하는 심각한 경우에는 6개월 이상 국경을 통제하는 공통적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EU 장관들은 합의했다”고 말했다.
EU 고위 관계자는 “난민 사태 및 테러와 관련해 우리에게 남은 선택들은 금기를 깨는 어려운 선택이며 우리가 원치 않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지금 우리 지도자들이 다해야 하는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 규정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예외적인 국경통제 상황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의견이 제시돼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당장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EU 장관들은 또한 테러 방지를 위해 항공승객정보 공유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테러 용의자 추적을 위해 ‘항공여객기록’(PNR) 공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1년에도 항공승객의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의했으나 2013년 4월 유럽의회 시민자유위원회는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이 안건의 본회의 상정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유럽의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