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목) 오후 3시 서울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대회의실. 교복 입은 고등학생부터 직장인, 교수, 산업체 관계자 등 1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류태수 한양사이버대 부총장, 김재준 한양대 교수 등도 함께 자리했다. '교육 3.0시대 한양사이버대 부동산도시미래학부의 사이버교육과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사업 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에서는 ▲NCS 사업을 통한 실무 교육의 방향성 제시 ▲NCS 사업의 구체적 성과 발표 ▲NCS 사업 기반 해외 첨단도시 답사 발표 등 한양사이버대 부동산도시미래학부의 NCS 사업 성과가 소개됐다. 이 학부는 지난 2014년 교육부의 '사이버대학 특성화사업'에 선정, 2년째 국고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NCS 기반 교육 과정 운영과 더불어 재학생 경력 개발 프로그램인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 운영 사례가 크게 주목받았다.

◇교수가 함께 재학생 경력 관리하는 'CDP' 운영

'CDP'는 재학생의 학업·경력 목표부터 ▲강의 수강 내역 ▲프로그램 이수 현황 등 경력을 총체적으로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여옥경 부동산도시미래학부장(NCS첨단건축도시 특성화사업팀장)은 "사이버대는 일반 대학과 달리 재취업 등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진학하는 학생이 많다"며 "CDP는 학생이 자기 목표에 따라 일관된 방향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끔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학업·경력 목표와 강의 수강 내역 등을 직접 기록하면 교수들이 이를 점검하고 학업 방향을 함께 설계해 준다.

CDP는 재학생의 학업 의지를 높이는 데도 큰 몫을 했다. 프로그램 기획 당시 '학생들이 입학할 때 가진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사이버 교육은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기 관리가 안 되면 중도 포기하기 쉽다는 단점도 있어요. CDP에서는 학생들에게 '왜 이 강의를 선택했는가. 네 목표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등을 물어요. 자기 목표를 곱씹으며 강의 듣는 이유를 생각하고 기록하다 보면 저절로 수업 듣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CDP 개발에는 전공 교수와 경영전문가 외에 기업 인사(HR) 담당자 등도 참여했다. 기업에서 학생들의 어떤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지, 학생들의 어떤 역량이 기록되길 바라는지 등을 파악해 반영하기 위해서다. 여 학부장은 "CDP를 통해 학생들에게 NCS에 기초한 교육과정과 직무별 경력 개발 경로를 지원할 것"이라며 "차후 CDP 정보를 기업과도 공유해 기업이 학생 경력을 보고 바로 채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변화·산업계 수요 따라 교육과정 개편… 20대 재학생 크게 늘어

한양사이버대 부동산도시미래학부는 ▲디지털 건축 도시 ▲부동산 자산관리 등 2개 전공으로 구성됐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부동산학과에서 부동산도시미래학부로 재탄생했다. 여 학부장은 "기존 개발 중심 부동산 교육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최초로 건축·도시·부동산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건물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건축) ▲어떤 도시(지역)을 개발, 건물을 들어서게 할 것인가(도시 계획·개발) ▲어떤 건물에 투자하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부동산 관리) 등을 유기적으로 다룬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연계해 오프라인 교육·실습이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산업 현장의 직무 수요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직무 능력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수요가 크게 증가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3D 설계를 통해 건축 사업 수행에 필요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술) 관련 신규 전공을 개설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특정 3과목을 B학점 이상 이수 시 'BMI운용자격증 2급'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학과 변화에 따라 재학생 연령대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부동산학과에는 40대 이상 재학생이 많았지만, 학과 개편 후 올해 신입생에는 20대가 가장 많다. 디지털건축도시 전공은 20·30대가 재학생의 65%를 넘는다.

지난 3월 입학한 1학년 임형준(19·부동산자산관리 전공)군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임군은 현재 일반 4년제 대학(부동산금융법률 전공)과 한양사이버대에 동시 재학 중이다. 그는 "지난해 말 정시 모집을 준비하던 중 한양사이버대를 알게 됐다"며 "커리큘럼이나 학교 시설 등이 마음에 들어 일반 대학과 동시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대의 가장 큰 장점은 '인맥'이에요. 이미 부동산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진학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서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특히 올해부터 부동산도시미래학부에서 운영 중인 'CDP'도 학업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임군은 "CDP는 (교수와 공유하는) 일종의 플래너와 같다"며 "제가 기록한 목표를 이루기까지 어떻게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 어떤 경력을 쌓아야 하는지 등을 교수님과 상담하며 계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도시미래학부는 앞으로도 NCS 기반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산업계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여 학부장은 "건축디자인뿐 아니라 건물 관리와 운용, 부동산 자산 관리까지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