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사이드 파룩(28)과 타시핀 말리크(27) 부부의 행적과 관련, 부인인 말리크가 IS(이슬람국가) 지도자 아부바르크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고 CNN이 미 수사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말리크는 가명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IS에 충성 맹세를 하는 글을 올렸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어떻게 이 사실을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CNN은 "이 부부가 자생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한편 이 부부의 집에서는 3일 사제(私製)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수천발, 폭발 장치 수백개가 발견됐다. 또 파룩이 테러리즘과 관련된 이슬람 극단주의 인사 최소 1명과 소셜미디어(SNS)와 전화를 통해 접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출신 국가가 불분명했던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국 입국 전 사우디아라비아에 살다가 파키스탄 여권으로 파룩과 함께 미국에 들어왔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날 파룩이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9일간 여행하고 아내 말리크와 함께 사우디에서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확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들이 타고 있던 차량에서 발견된 무기. 왼쪽은 비닐에 싸인 실탄 수백 발, 오른쪽은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용의자 집에서는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수천 발, 폭발 장치 수백 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샌버너디노 경찰국 등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샌버너디노 경찰국 등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FBI가 대(對)테러 요원들을 참여시켜 이번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갖고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임박한 테러 위협은 없다'고 공언해온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이다.

과묵하고 극단적 종교 성향을 보이지 않았던 파룩이 사건 발생 2주 전 이번 사건으로 숨진 직장 동료 니컬러스 탈라시노스(52)와 종교 문제로 다퉜다는 증언도 나왔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IS 등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테러라고 보기엔 석연찮은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들은 테러 후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트위터 등에서 공격을 찬양하지만 이번엔 강도가 약했다. 또 과거 테러리스트들은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장, 미군 기지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거나 상징성이 있는 곳을 택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에는 복지 재활 시설이 공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