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하나하나가 '금값'이다. 최근 거액 FA 계약에 성공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타석에 한 번 들어서거나 공을 한 차례 던질 때마다 팀은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시즌 FA 최대어 박석민은 4년 96억원에 NC와 사인했다. 박석민의 2015 시즌 기록을 기준으로 그가 앞으로 받게 될 돈을 환산해 보면, 한 타석당 429만원(연평균 24억원·559타석)을 받게 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타자가 한 경기에서 맞는 타격 기회는 4~5번. 위의 계산법대로면 박석민은 10경기(45타석일 경우)에 프로야구 1군 선수의 평균 연봉(1억9325만원)에 도달한다. 몸값 대비 기록은 어떨까. 박석민이 올해 친 안타는 모두 144개다. 그가 내년에 올 시즌과 비슷한 성적을 낸다면 그가 친 안타 1개의 가치는 1667만원이 된다.

그래픽=김충민 기자

[FA(자유계약선수) 몸값, '빈익빈 부익부']

4년 84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투수 정우람은 올시즌 1155개의 공을 던졌다. 연평균 금액(21억원) 대비 1회 투구의 가치는 182만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정우람 같은 불펜 투수는 경기당 20~3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므로 4~5차례 등판하면 1군 선수의 평균 연봉을 손에 넣는다.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 등 전천후로 활약하는 정우람은 2015 시즌에 7승·16세이브·11홀드(5패)를 올렸다. 기록 하나당 6176만원에 해당한다. 투수는 거의 매 경기 출전하는 야수에 비해 출장 횟수가 적어 '기록값'이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 타자 최고액(4년 86억원)을 찍은 최정(SK)의 포지션은 박석민과 같은 3루수다. 그는 올해 팔꿈치, 허벅지, 허리 통증 등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타석에 330번 서는 데 그쳤다. 연평균 받는 금액(21.5억)을 따져 보면 SK는 최정이 한 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652만원을 쓴 결과가 됐다. 안타 1개당 가격은 2654만원에 달했다. 올해 초 투수로 4년 90억원에 계약했던 윤석민(KIA)은 공 1145개를 던지면서 2승6패·30세이브를 올렸는데, KIA는 윤석민에게 공 한 개당 197만원을 지급한 셈이다. 그의 승리·세이브 가치는 1회당 7031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