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개막을 맞아 협상 타결과 환경 보호를 촉구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현지 시각)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동쪽의 볼테르가(街)를 따라 약 5000명의 사람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섰다. 참가자들은 도로로 나서는 대신 인도(人道)에서 서로 팔을 걸고 2㎞가 넘는 '인간띠'를 만들었다. 이들은 "평화로운 환경을 위해" "석탄은 이제 그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바로 옆 레퓌블릭(공화국) 광장에는 운동화, 부츠 등 각양각색의 신발 2만 켤레가 놓였다. 애초 환경단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집회를 계획했던 장소였다. 프랑스 정부가 파리 테러 이후 보안을 이유로 집회와 행진을 금지하자, 환경단체들이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신발을 전시한 것이다. BBC 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신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선 대규모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 AP통신은 "지난 주말 시드니부터 런던, 뉴욕까지 175개국에서 열린 2300건의 시위·캠페인에 최소 68만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환경에 신경 쓰는 척하다 걸렸습니다”… 기후회의 후원 기업 풍자 광고도 -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시내버스 정류장에 COP21 후원 기업들을 풍자하는 광고가 등장했다. 예술가 단체 ‘브랜달리즘’이 제작한 이 광고물에는 독일 폴크스바겐(왼쪽)과 프랑스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오른쪽) 등이 등장한다. 폴크스바겐 광고에는 ‘환경에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려다 덜미를 잡혔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에어프랑스 광고에는 ‘기후변화와 싸우느냐고? 물론 아니다.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기후 총회를 후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전세계 196개국이 가입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이란?]

파리에는 환경과 관련한 기업들의 이중적 태도를 풍자하는 이색 광고 600여개가 등장했다. 항공사 에어프랑스 광고를 본뜬 화면엔 '기후변화와 싸우는 척만 한다. 그래서 기후총회를 후원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적었다. 최근 자동차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폴크스바겐 패러디 광고엔 '꼬리가 밟혀 죄송. 하지만 우리만 그런 건 아닌데'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이 광고를 기획한 영국 단체 '브랜달리즘(Brandalism)'은 일간 르 몽드와 인터뷰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들이 마치 환경 문제 해결의 주체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총회를 후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청정 에너지' 연구와 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민관 공동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민관 기금 조성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19개국과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멕 휘트먼 휼렛패커드 CEO,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