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공동지도부 참여를 거부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 하루 만에 반격에 나섰다. 안 의원이 제시했던 '낡은 진보 청산' 혁신안에 맞서 '현역 의원 물갈이' 혁신안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문·안(文·安) 두 사람 모두 양측의 제안을 각각 거부하면서, 야당 내분은 결전(決戰)을 대비해 자기편을 모으고 싸움의 명분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 당 혁신의 출발은 혁신위의 혁신안 실천으로, 거기서 더 혁신하며 인적 쇄신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다"는 발언은 야당의 혁신안을 '실패'로 규정했던 안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 의원은 전날 "9월부터 낡은 진보 청산 혁신안을 제시했는데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문 대표 체제가 만든 혁신안을 비판했었다. 문 대표 측은 안 의원이 문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전당대회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현재로선 대표직을 그만둘 생각도,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요구를 하루 만에 거절한 것은 현실적 대안(代案)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무작정 대표직을 사퇴한다는 것은 선출직 당대표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며 "대표직을 그만두고 다시 당대표 선거에 나오라는 건데 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이냐. 한마디로 문 대표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다음 달 결과가 나오는 '현역 의원 평가'를 토대로 하위 20%에 대해선 '물갈이'를 단행하는 등 본인 방식으로 당 혁신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문 대표가 이날 "인적 쇄신까지 가야 한다"고 한 말은 그에게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설득하다 안 되면 '혁신안'과 당대표의 권한으로 '진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당에서는 이처럼 대선 주자인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지도자로서 당내 갈등을 조정하진 못하고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을 비난하며, 두 사람 모두 초선(初選)이라는 점을 빗대 '양초(兩初)의 난'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 4선의 김성곤(63·전남여수갑) 의원은 이날 호남 지역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당이 침몰 위기에 빠져 있는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더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한심하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대신 김 의원은 지역구(여수) 외에 다른 지역으로의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야당에선 '현역 의원 하위 20% 물갈이'를 앞둔 상황에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호남 다선과 실적 없는 중진 또는 486 의원들의 불출마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문 대표는 "당으로선 대단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