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58·청주 흥덕을) 의원이 본인이 낸 시집(詩集·사진)을 팔기 위해 국회 사무실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산하기관에 수백만원어치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지난달 초 일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산하기관에 판매한 물량을 전부 취소했다.

노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자신의 지역구(청주)에서 자신의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노 의원 측은 "이를 전후해 산하기관에 판매한 책 대금은 약 4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지난 11월 2일 노 의원 시집 50만원어치를 구매했고, 광물자원공사도 이 책을 200만원어치가량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들은 본지 취재에 구매 사실을 인정했다. 일각에선 노 의원실이 출판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영수증을 발급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으나, 노 의원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부인했다. 노 의원의 시집은 자연과 성장기, 가족, 여행 등을 소재로 한 시 72편을 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이 시집‘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출간한 뒤 지난 10월 30일 충북 청주에서 북 콘서트를 열었을 때 모습.

[사무실에 카드단말기 놓고 공기업에 시집 판 노영민 의원은 누구?]

노 의원은 30일 본지 통화에서 "피감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북 콘서트 초청장도 보내지 않았고 일부러 지역구에서 행사를 했다"며 "그럼에도 일부 기관이 관행적 수준의 도서 구입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전부 반환했다"고 했다. 노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카드 단말기는 북 콘서트 때 딱 한 번 꽂아서 썼다. 오히려 기관 입장에선 카드로 하면 현금 뭉칫돈을 안 내도 되고 더 깨끗한 것 아니냐"며 "다른 의원실에서 배워서 한 것이다. 노 의원은 사전에 몰랐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 측근 중 한 명인 노 의원의 비리 의혹에 대해 야당은 이날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연이은 소속 의원들의 '갑(甲)질' 구설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은 최근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자녀를 구제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가 일종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지난 8월 지역구 내 대기업에 딸의 취업 청탁을 한 의혹이 제기돼 결국 딸을 퇴사시켰다.

현행법상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관련 당국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원장실은 어떤 경우에도 '사업장'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또한 출판사 몰래 의원실이 전자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한 경우 조세범 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산하기관과 상임위원장의 관계에 비춰 볼 때 책 판매금에 대가성이 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 위원장실에서 "다른 의원들도 다 하는 일"이라고 하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국회 차원의 조사도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