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을 조계사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한 박준(74)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불교가 더는 법을 어긴 사람을 보호할 수는 없다"며 "(한 위원장이 은신한 이후) 보름 동안 참고 또 참았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7일 조계사 인근 불교대학 1층 회의실에서 신도회 회장단 3명이 민노총 관계자 3명을 만나 30일 자정까지 조계사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었다"며 "나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우리가 직접 끌어내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조계사 신도회가 한 위원장을 직접 끌어내려고 한 것은 그간 한 위원장이 보여온 행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도 "그동안 신도들로부터 '민노총 사람들이 조계사 경내를 돌아다니는 바람에 분위기가 산만해 (기도에) 집중이 안 된다' '종교는 중립에 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했다.

신도회는 1일 오후 임원총회를 열어 한 위원장을 조계사에서 퇴거시키는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신도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남아 있는 것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스스로 조계사를 나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