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동명면 송림사 앞. 대나무 엮은 문 열고 계단을 내려서면 소박한 정자(亭子)가 모습을 드러낸다.

심원정(心遠亭·사진)이다. 심원정은 구한말 선비 기헌 조병선(1873~1956) 선생이 1937년 지은 원림(園林)이다. 전남 담양의 소쇄원이나 보길도 세연정처럼 자연에 인공미를 약간 더해 정자를 짓고 나무·꽃을 심어 가꿨다.

심원정 이름은 중국 시인 도연명의 시구에서 따 왔다. '심원지자편(心遠地自偏)'. 욕심에서 멀어지면 사는 곳 또한 절로 외딴곳이 된다는 뜻이다.

심원정 바로 밑에는 구야천이라는 작은 개울이 흐른다. 너럭바위 곳곳에 조성한 '이열당(怡悅堂)' '은병(隱屛)' 등이 둘러볼 만하다. 심원정에는 조병선 선생의 증손 조호현(56)씨가 상주하면서 주말에 방문객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