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를 보내면서 몇 년 전에 쓴 칼럼이 생각났다. 돼지고기, 홍어 그리고 묵은 김치. YS, DJ, JP '삼김(三金)'을 '삼합'에 비유해서 썼던 적이 있다. 삼합(三合)은 호남에서 발달한 요리였다. 육지에서 나는 고기도 먹고 바다의 생선도 먹고 채소인 김치도 같이 먹는 방식이다. 이질적인 3요소가 같이 묶여 있는데도 조합을 이루면서 묘한 맛을 낸다는 데에 삼합의 묘미가 있다.
YS는 돼지고기 역할을 하였다.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돼지는 수(水)와 정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인간을 배불리 먹였다. 잔칫날을 상징한다. 또한 잡식성이다. 인간이 먹다 남은 음식은 다 먹을 수 있는 가축이 돼지이다. 집 '가(家)'자를 뜯어 보면 갓머리(지붕) 밑에 돼지(豕·시)가 있다. 고대 남방 지역에서는 맹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집을 원두막처럼 높게 짓고, 아래에는 헛간을 만들어 돼지를 키웠다. 돼지는 음식 찌꺼기를 다 처리해 주면서도 뱀을 잡아먹는 능력이 있었다. 뱀은 기둥을 타고 인간 처소에까지 올라올 수 있었지만, 아래층에 돼지가 있으면 뱀을 국수 가락처럼 씹어 먹는다. 뱀의 독이 돼지의 두꺼운 지방층을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적이다. 그래서 띠 궁합을 볼 때 사(巳·뱀)와 해(亥·돼지)를 상충으로 본다. YS의 군부 사조직 하나회 제거는 돼지가 뱀을 국수 가락 씹듯이 잡아먹은 사례이다. 돼지의 잡식성은 다산(多産)을 상징한다. 돼지는 젖꼭지가 10개도 넘는다. 어림잡아 현재 한국정치 주역의 절반은 'YS 키즈'가 아니던가!
DJ는 홍어였다. 홍어는 암모니아 가스가 많아서 톡 쏜다. 속이 더부룩할 때 삭힌 홍어를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속이 개운해진다. 돼지와 홍어는 아주 이질적이면서도 같이 먹으면 상보적(相補的)인 음식이 된다. JP는 중간에 있는 묵은 김치였다. 한국 사람에겐 중간에 김치가 없으면 맛이 허전하다. 이때는 겉절이보다는 묵은 김치가 맛이 난다. 노무현은? '홍어애탕'이 아니었을까? 보릿잎을 넣고 홍어의 애(간)를 탕으로 끓이면 깊은 맛이 나온다. 근래에 들으니까 '영남삼합'도 있다고 한다. 소고기, 전복, 송이버섯인데 아직 못 먹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