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해!" 입을 봉쇄당한 학생들은 계속 듣기만 한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 바쁘다. 질문은 사라지고,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주입된 지식을 암기하는 데만 주력한다. '주입식 교육'이 진행되는 교실 풍경이다.

주입식 교육 방식은 19세기 산업화 시대에 공장 노동자들을 단기간에 숙련시키고자 고안된 집단적 대량생산 교육 모델이다.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 협업 능력과 의사 소통능력 같은 21세기 지식사회의 핵심 역량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반대로 이를 억압하는 시대 착오적인 교육방식이다. 이제 이러한 주입식 교육을 끝내야 한다. 21세기형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기르는 창의형 교육으로 교육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분 플립러닝과 '말하기 학습법'이 새로운 대안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양환주 올림피아드교육 대표

국내에서 최초로 플립러닝(거꾸로 교실) 학습법을 도입해 '학생 중심 참여 수업' 모델을 시스템화한 유투엠(U2M)과 거꾸로수학교실은 '말하는 수학'을 핵심 학습 전략으로 삼고 있다. 활발한 문답식 수업과 또래 가르치기, 토론·발표, 거꾸로 설명하기 등으로 '수학적 의사 소통'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교수학습법이다. '말하는 수학학습법'은 플립러닝과 유대인식 토론 교육인 하브루타를 융합해 창의적 교수학습법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하기 학습법'은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최고의 공부법이라는 것이 최첨단 뇌과학 연구로도 밝혀졌다. 세계 최고의 행동과학연구소인 미국 NTL(National Training Laboratory)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일방적 강의를 들은 사람은 24시간 후 학습 내용을 5%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학습 내용을 남에게 말로 설명하며 공부한 사람은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이처럼 말하기 학습법이 공부 효과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상위 0.1% 학생들에게 발달해 있다는 '메타 인지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대부분 학생은 반복해서 보거나 많이 들어본 것을 자신이 안다고 '착각'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제대로 학습하려면 아는 것과 잘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메타 인지 능력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메타 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말하기'다. 배운 지식과 정보를 말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인과 결과가 인과관계를 그리면서 더욱 명료하게 머릿속에 정리되고 각인되는 것이다. 말로 잘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은 모르는 것이므로 재학습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기를 통해 '각인·재학습 과정'을 반복한 학생들은 완전 학습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말하기 학습법'이야말로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최고의 공부법이면서 21세기 지식사회에서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교육 방법이다. 학생들의 미래 역량과 성적을 동시에 키우는 전인적 교육법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수업시간에 "조용히 해"라는 말을 없애고, 학생이 입을 열어 말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