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문제점투성이인 고척스카이돔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서울시와 시설공단은 가장 논란이 된 '31개 기저귀 좌석'(31개 좌석이 붙어있어 중앙에 앉으면 화장실도 못 가 기저귀가 필요하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중앙 3개의 좌석을 내년 4월 1일 프로야구 개막 전까지 철거하고, 그 자리에 통로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경우 현재 1만8076개인 좌석이 1000석 정도 줄어든다.

또 지붕이 없어 파울 타구나 관중이 던지는 오물 등에 그대로 노출돼 선수들의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더그아웃에 대해서도 당장 공사에 착수해 연말까지 보호 천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경사가 가파른 4층 관람석은 계단 끝부분 난간 높이를 현 1.2m에서 1.5m로 높이고, 계단 좌우측에 높이 90㎝ 난간을 세우며, 계단이 잘 보이도록 형광 표시와 위험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형삼 서울시 체육정책과장은 "고척돔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내년 프로야구 시작 전까지 최대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고척스카이돔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던 ‘기저귀 좌석’이 사라진다. 서울시는 가운데 의자 3개를 철거하고 그 공간에 통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장 최근 설치됐으면서도 9개 프로야구 구장 중 가장 작은 전광판도 개선이 시급하다. 지금의 전광판은 가로 24m, 세로 7.6m로 내야에서 망원경을 사용해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서울시는 "내년 이 구장을 홈으로 사용할 넥센 측과 좌우 외야에 보조 전광판을 설치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5억~7억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중앙 전광판을 전면 교체할 경우 30억~40억이 든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 편성이 끝난 상태여서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할지, 2017년 예산에 포함시킬지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이 밖에 공이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되는 '색 증발' 현상을 부르는 구장 내부 색 변경, 지하 불펜에서 지상까지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큰 예산이 수반되거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상시 교통 대란' 해결을 위해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의 고척돔 방향 출구(도보 3~4분)도 신설할 방침이다. 돔구장의 협소한 주차장(현재 492면) 문제 해결을 위해 인근 공구상가 및 대형마트 유료주차장 개방과 함께 장기적으로 고척스카이돔 옆 축구장에 600대를 세울 수 있는 지하 주차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주민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축구장 주차장 신설 문제는 내년 야구 시즌 개막 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교통 흐름 등을 살펴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돔에서 쿠바와 평가전을 치렀던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서울시와 넥센 히어로즈 측이 세심한 준비를 통해 진짜 돔 같은 야구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