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수술을 받지 않았지만 ‘성주체성 장애’가 있는 남성(트랜스젠더)에게 현역병 입영 통지를 한 병무청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성주체성 장애는 본인의 성(性)을 거부하고 반대의 성별로 생활하기를 갈망하는 정신상태를 뜻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조한창 부장판사)는 이모(24)씨가 병무청을 상대로 낸 현역병 입영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11년 징병신체검사에서 3급을 받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됐고, 이듬해 육군에 입대했지만 입영 신체검사에서 인격·행태 장애로 7급 판정을 받아 귀가조치됐다.
이후 재검을 받았지만 다시 3급 판정이 내려졌고, 서울지방병무청이 지난해 이씨에게 재차 현역병 입영 통지를 하자 이씨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남학생을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 1학년 때 8개월간 동성 친구와 교제를 하고, 또 남고를 다니면서 체육복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을 쓸 때 큰 불편을 느꼈다며 법원에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정신과 상담치료 및 심리검사를 받았고 성주체성 장애를 진단받았다”며 “2012년 가족에게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수년간 여러 병원에서 여성호르몬 주사 등 지속적인 진료를 받은 점 등을 미뤄볼 때 단지 병역 면제를 위해 의사를 속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