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 5년 축소, 재심사…법 개정할 땐 별 논의 안 돼
당시 쟁점은 특허 수수료, 중기 특허 비율
“(홍종학) 의원님이 입법한 취지가 특허의 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신청자 중에서 일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해서 특허를 부여한다, 그런 취지다 그러면 저희들도 바람직하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2013년 당시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보세판매장(면세점) 28곳 중 26곳이 대기업 또는 상호 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 특허가 지속적으로 갱신되고 있다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습니다.” (송대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2012년 10년이었던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으로 줄이고 재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에서 통과돼 2013년부터 시행됐다. 이전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지만 2013년부터는 개정안에 따라 기존 업체도 5년마다 신규 지원업체와 경쟁하게 됐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현재 논란이 되는 특허 기간에 대한 논의 부분이 적다. 홍 의원이 낸 관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면세점 특허 비율 ▲제한경쟁 입찰제 도입 ▲특허수수료에 최저 경쟁 입찰제 도입 ▲면세점 내 국내 중소기업 제품 비율 25% 이상 진열 ▲면세점별 조세 감면 내용을 국회에 보고 ▲특허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 등 6가지였다. 당시 기재위 조세소위원장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복잡하네요”라고 말했다.
관세법 개정안 논의는 2012년 11월 16일과 21일 기재위 조세소위 회의에서 이뤄졌다. 앞서 11월 7일에는 국회 소속 전문위원이 관세법 개정안에 대해 공감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여야 의원 간 토론은 없었다.
당시 조세소위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관세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크게 의견이 갈릴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대기업이 정부로부터 받은 면세점 사업권을 쥐고 있으면서 정부에 내는 특허수수료는 턱없이 적었다. 관세법 개정안이 나온 2012년 당시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은 2012년 한 해 동안 매출이 3조2300억원에 달했지만 특허수수료는 90만원에 불과했다.
지금 논란이 되는 면세점 특허 기간 단축 문제는 짧게 논의됐다. 11월 16일 기재위 조세소위 회의에서 정부(기재부)가 특허 기간을 줄이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
"네 번째로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으로 하자 그런 말씀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지금 현재 보세판매장의 특허기간은 원칙적으로 10년으로 하고 있고, 다만 임차해 가지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5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령상 위반이라든지 그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갱신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허 기간을 획일적으로 5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여러 가지 보세판매장 운영을 위한 초기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그런 측면들을 감안했을 적에 다소 짧은 면이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10년으로 하되 임차시설인 경우에는 5년으로 구분해 가지고 하는 게 영업의 안정성이라든지 지속성 등을 감안해서 바람직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이 면세점 특허 기간을 단축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간단히 했을 뿐 별 다른 논의는 없었다. 이어 12월 21일 기재위 조세소위 회의에서 면세점 논의가 다시 이뤄졌다.
○홍종학 의원
"예, (특허수수료 인상과 제한경쟁입찰제 도입을) 넘겨드리고요. 대신에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 기간 5년 이것은 받아주세요. 지금 일본도 (면세점 특허 기간이) 6년이라면서요? 그러니까 이것은 받자고요, 그냥."
○하성 기재부 관세정책관
"기존에 있는 것들(면세점)은 아닌 거지요. 지금 기존 7년 있다면서…"
○홍종학 의원
"아니, 기존에 있는 것(기존 면세점 사업자)은 그냥 유지가 되고 만기가 되면 그다음부터는 5년으로 가자고요."
○하성 기재부 관세정책관
"알겠습니다."
곧이어 홍 의원은 관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6가지 쟁점을 논의했다. 정부(기재부)와 홍 의원은 어떤 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양보할지 협상을 벌였다. 현재 논란이 되는 면세점 특허 기간 단축은 큰 논란 없이 통과된 것이다.
또 개정안을 논의하던 때는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논의가 활발했다. 여야가 모두 대기업 특혜를 곱게 보지 않았다.
당시 조세소위 회의에 참석한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면세점 매출액이 급격히 늘어나서 대기업이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부분은 어느 정도 시정이 돼야 된다고 본다”면서 “(면세점 특허) 퍼센티지를 뭐 50%가 되고 관광공사 20% 이런 부분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것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조세소위에 참석한 여야 의원은 기재부가 관세법 시행령으로 중소·중견기업에 할당하는 면세점 특허 비율을 정하도록 합의했다.
또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 허용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홍종학 의원
"아니, 지금 문제는 뭐냐면요, 저기 롯데하고 신라 지금 있잖아요. 만약에 비율이 되면 그러면 저기가 만기가 되었을 때 저 업체를 그냥 해 줄 거냐(면세점 특허를 계속 유지하느냐)? 그러면 거기는 장소가 있고 신규 업체는 장소가 없으니까 거기 그냥 해 준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거지요."
○하춘호 기재부 관세제도과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진입을 시켜서 경쟁을 시키겠다는 겁니다."
○홍종학 의원
"그러니까 신규 진입하는 데 신규 진입 업체한테 지금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새로 투자해서 그러면 호텔 지으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하춘호 기재부 관세제도과
"그것은 사적 영역 부분이라 법에서 강제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홍종학 의원
"그러면 뭐예요? 지금 그러면 신라하고 롯데 또 영원히 (면세점 특혜를) 해 먹어라 이 얘기예요? 지금 법의 취지가 그게 아닌데 그것을 그렇게 얘기하시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그것을 시행령에서 하셔서 새로운 업체가 들어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라고요."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
"알겠습니다. 그 지시대로 시행령을 만들어서 반영하겠습니다."
○나성린 조세소위원장(새누리)
"그러면 다 된 거예요, 지금?"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
"예."
○나성린 조세소위원장
"나는 다 됐는데도 내용을 모르겠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
"몰라도 괜찮아요. 별 중요한 게 없어요."
○나성린 조세소위원장
"하여튼 (중소기업에 대한 면세점) 할당 비율 시행령에 하는 것은 다 된 거지?"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
"예, 다 됐습니다."
나성린 조세소위원장은 당시 가장 쟁점이 된 할당 비율의 시행령 규정을 다시 확인했다. 정부가 면세점 사업자를 선택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율을 얼마로 하느냐가 가장 민감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다음 해인 2013년 기재부는 특허 수를 기준으로 하는 시행령을 마련해 공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