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가 19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하는 새로운 동영상을 올렸다. 이번 동영상은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세 번째 공개된 협박 동영상이다. IS는 지난 16일부터 미국 워싱턴 DC, 뉴욕에 대한 테러 협박 동영상을 연달아 공개하고 있다. IS가 이번에 공개한 '파리 다음은 로마'라는 제목의 6분짜리 동영상에는 검은 턱수염을 기른 무장 대원이 출연해 "우리는 파리에서 시작했지만 백악관에서 끝을 내겠다"며 "알라의 뜻에 따라 백악관을 불로 태워 까맣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과 그와 뜻을 같이하는 무리를 격퇴하겠다"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테러도 시사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CNN을 통해 "공개된 영상의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 같은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경찰은 탐지견과 특수대응팀을 시내 곳곳에 증강 배치하고 주요 건물과 관광지, 지하철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동부 주요 도시를 잇는 철도에도 경찰 배치를 확대해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동영상을 통한 협박은 IS가 그동안 사용해온 전형적인 전술 방식 중 하나다. IS 동영상은 마치 할리우드 재난 영화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구성과 편집이 화려하다. 프랑스 협박 동영상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등 각국 언어에 맞게 제작하는 것도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IS가 유전을 장악하고 인질을 잡아 얻은 막대한 수익으로 고품질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IS는 이를 암호화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메신저를 이용해 전파한다.
실제 IS는 지난해와 올해 올린 테러 위협 동영상 9개 중 3개를 실행해 옮겼다.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와 관련, IS는 지난해 7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파리 테러 협박 동영상을 배포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IS 무장 조직원이 등장해 '파리의 거리가 시체로 뒤덮이게 할 것' '물과 음식에 독이라도 타서 한 명이라도 죽여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여객기 추락 전에도 IS는 러시아를 상대로 협박 동영상을 보냈다. 지난해 9월 공개한 영상에서 IS는 "당신(푸틴)이 시리아 정부에 보낸 전투기를 다시 당신에게 보내겠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는 여객기 추락이 IS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연쇄 폭탄 테러로 128명이 사망하기 이전에도 IS 동영상 협박이 있었다. 테러 두 달 전인 지난 8월 IS는 터키 정부가 미국과 IS 격퇴전에 협력했다고 비난하며 "이스탄불과 터키를 정복하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IS의 테러 협박 동영상이 사전 경고라기보다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폭력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AFP통신 등에 "미국에 대한 IS 협박 선전물을 조사했지만 파리 테러와 같은 공격이 일어날 거라는 어떤 믿을 만한 위협도 감지하지 못했다"며 "IS 동영상은 믿을 만한 경고가 아니라 IS에 흔들리는 사람을 겨냥해 폭력적인 일을 새롭게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테러범들은 동영상 공개를 통해 자신들의 능력을 실제보다 더 과장하고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테러 감시 단체인 시테(SITE)는 "뉴욕 협박 동영상은 기존 IS 배포 영상을 다시 짜깁기한 것"이라며 "이번 일로 미국 시민들이 공황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동영상들이 IS 자신들의 세력 과시를 통해 또 다른 조직원들을 포섭하기 위한 '선전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미국이나 러시아 등 강대국을 상대로 이런 위협을 가하는 것은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이 다룰 확률이 커 홍보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IS 세력의 힘을 과시해 내부 세력을 강화하고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