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미얀마 총선에서 압승이 확실시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대표 아웅산 수지 여사와 현 정부의 실권자인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총사령관, 슈웨만 국회의장 등이 만나기로 합의했다.
NLD가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더라도 아웅산 수지는 군부의 협조 없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선거와 상관없이 할당받고, 내무·국방·국경 경비 등 주요 부처의 장관 임명권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웅산 수지는 "헌법의 비민주적 조항을 고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현행법은 헌법 개정 등 주요 입법에 의회 정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어 군부 협조 없이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아웅산 수지는 군부를 장악한 실력자인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총사령관과의 협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BC는 "아웅산 수지가 군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 또 다른 정치적 지분을 군부에 안겨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한 테인 세인 대통령은 정부를 대표한다. 퇴역 군장성 출신인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아웅산 수지의 가택연금을 해제하는 등 온건파로 구분된다. 무엇보다 개혁·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평가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나의 롤모델"이라고 평소 말해 왔다. 현지 소식통은 "아웅산 수지는 군부 협조를 얻기 위해 테인 세인이라는 열쇠가 필요하다"고 했다. 슈웨만 국회의장은 선거 전부터 아웅산 수지와의 대화에 적극적이던 인물이다.
미얀마 총선 나흘째 중간 개표는 65%쯤 진행됐다. 개표가 완료된 상·하원 299석 가운데 NLD가 256석(85%)을 차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노력과 오랜 희생 덕분에 미얀마의 평화적인 민주화가 가능했다"며 NLD의 승리를 축하했다. 같은 날 오바마 대통령은 테인 세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이번 총선은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