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줄곧 '정부가 사실상 의료 민영화를 하려 한다'는 논리로 반대해왔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면 여당 단독으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가 없다.

기재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이 법에 따르면 기재부 산하의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의료 민영화 등의 정책도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며 "의료 공공성이 훼손될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기재부가 서비스업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비전문 분야인 법률·금융·관광 등 제반 영역에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의료 민영화를 위한 전초 단계'라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모든 의료 기관은 건강보험 수가 체계 안에서 진료하는 현재의 틀이 유지되는 한 '의료 민영화'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건강보험 환자를 받을지 말지를 병원들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의료 민영화'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더라도 현행법상 불가능한 일이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서비스 산업에 의료가 포함되면 우리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가난한 사람은 치료를 못 받게 된다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민영화 방향은 생각하지도 않고 법 내용상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면서 "서비스 산업 핵심인 의료 분야를 제외하면 법안 효과가 크게 반감된다"고 밝히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단지 영리를 추구하면 '의료 민영화'라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며 "지금도 국내 의료 기관의 90% 이상을 민간에서 운영하며 일정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서비스업의 범위를 정부가 시행령에서 정하지 않고, 공식 통계 분류를 따르도록 법안 자체에 명기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야당은 "결국 의료, 보건은 빼지 않고 민영화 꼼수를 부리겠다는 얘기"라며 다시 거부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시 이 법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빼고 타협하자고 합의해놓고 김무성 대표가 약속을 파기했다. 의료 민영화가 본목적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지만,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고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