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묵 끝에 무대로 돌아온 장우재는 최근 '여기가 집이다' '환도열차' '미국아버지' 등의 수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빈곤, 전쟁, 테러 등 이 세계의 고통과 비참 속에 장우재는 낮게 엎드리고, 그 진흙 구렁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며 인간과 인간다움의 근거를 집요하게 묻는다.
수상작 '햇빛샤워'는 자신의 '저주받은' 생으로부터 벗어나려 분투하는 '광자'와 이 세계의 관계 속에 안착하지 못하는 '동교'라는 인물을 통해 불가능을 예감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구원을 향한 여정, 그 치열한 실패의 흔적을 기록한다. 현실에 뜨겁고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그 직접성에 함몰되지 않고 보편적인 의미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탄탄한 극적 서사, 자기 모순과 분열 속에서 끝내 파열하고 마는 주인공의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형상은 드물게 탁월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