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돌연 사퇴한 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자산운용사 선정과 투자 결정 등에 부당하게 개입해온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11일 안 전 사장이 자신의 딸이 재직 중인 업체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과정에 개입하고, 투자를 검토 중인 해외 호텔로부터 수천만원 대 객실을 제공받는 등 비위 정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당초 안 전 사장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해임’ 건의를 하려고 했으나, 이미 자진사퇴 했기 때문에 인사혁신처에 안 전 사장의 향후 공공기관 재취업을 제한하는 등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또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KIC 직원 7명의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안 전 사장은 절대수익펀드 위탁운영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난 1월 자신의 장녀가 재직 중인 위탁운용사 A사를 직접 방문하고, 참여 자격이 없는데도 투자실무위원회에 참석해 A사를 밀었다.

안 전 사장은 또 지난해 투자 검토 중인 회사 B가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 소재 호텔의 1박당 2100만원 짜리 로열스위트룸을 98만원 내고 묵었다. 숙박 다음날 B사와 투자절차가 공식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엔 투자 후보인 C사 소유의 홍콩 호텔의 1469만원 짜리 프레지덴셜스위트룸을 26만원에 썼다. 한달 뒤 C 호텔에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가 결정됐다. 안 전 사장은 201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29회의 해외출장에 총 2억5158만원, 1일 평균 숙박비만 54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 업무도 멋대로였다. 안 전 사장은 취임 직후 D 본부장의 경력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사표를 받은 뒤, 본부장 자격도 갖추지 못한 해외지사장 E를 후임에 앉히고 규정에도 없이 5억3000만원의 전세보증금과 비서, 차량과 운전기사 등을 제공했다. 직원 F에겐 홍콩에서 재택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에 없는 특혜를 베풀었다.

재경부 관료 출신인 안 전 사장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특별직능단 단장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11월 임기 3년의 KIC 사장에 임명됐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야당 인사들을 비하한 인터넷 댓글 9000건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야당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