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여야(與野),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인재 영입을 위한 전방위 구애를 펼치고 있다.
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지난 4월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직후 "호남 전체에서 '뉴DJ(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성장할 정치인을 모아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겠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내년 4·13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재 영입을 위한 천 의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2시간가량 만나 "신당을 같이 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부터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로 사임할 때까지 야권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야권과 접점을 넓혀왔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천 의원의 신당 합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9일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천정배 신당 합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정치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새정치연합)이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당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깊이 생각을 안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천 의원은 앞서 지난 6일엔 정의당 서기호 의원(비례대표)의 전남 목포 사무소 개소식에서도 축하 영상을 통해 "본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 서기호 의원에게 '목포에 나와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바 있으며, 그 말에 책임지기 위해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또 "정치 개혁을 위해 함께 뛸 '뉴DJ'를 찾아 다녔는데 서기호 의원이 이에 적합하다. 목포시민 여러분께서도 지지와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는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천 의원은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흙집에 칩거 중인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대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도 잇따라 러브콜을 보냈다.
천 의원은 앞서 9월 3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학규·김부겸·유승민 세 분 가운데 한 분만 움직여도 신당은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신당이 성공하려면 개혁성이 검증되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지도급 정치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이들 3명을 거론했다.
천 의원은 또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안 의원이) 현재의 새정치연합으론 정권교체 가망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며 "안 의원이 그동안 냈던 목소리들이 있는데 그냥 주저앉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본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천 의원의 신당 추진 움직임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평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신당이 성공하려면 대선 주자급(級)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신당 추진 세력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인재를 영입하지 못했다"며 "신당 창당 움직임이 주춤하니까 천 의원이 무차별 구애를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당을 대표할 만한 상징성 있고 영향력 있는 거물급 정치인이 없는 이상 그 파급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