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탈세·횡령 등 8000억원대 기업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열린 조 회장의 결심 공판에서 “대주주라는 직위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회사를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한 탈세로 국가의 조세권을 무력화했다”며 “수사·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의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를 인명하는 등 범행 후 태도도 매우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회사를 개인 소유물로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조 회장 측 변호인은 “IMF 당시 회사와 임직원들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살을 깍는 노력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검찰이 당시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03~2008년 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1237억원 포탈하고 500억원을 위법하게 배당한 혐의, 해외 차명 주식거래를 통해 양도세 268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해외 법인 자금 690억원을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리고, 효성 싱가포르 법인 채권 233억원을 포기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작년 1월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47) 효성 사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이 구형됐다. 조 사장은 자신의 카드 값 16억원을 회사 돈으로 내고, 조 회장으로부터 157억원의 해외 비자금을 받아 증여세 70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