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송파구의 한 특급 호텔에서 열린 부산 폭력조직 '칠성파' 간부 권모(56)씨 결혼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듯한 검은 양복의 건장한 사내들을 비롯한 1000여명의 하객,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 출동한 230여명의 경찰, 축가와 사회를 맡은 유명 연예인 등으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실제 칠성파는 최근 간부들이 잇따라 붙잡히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성파는 1960년대부터 부산 시내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폭력 조직들을 1970년대 초 이강환(72)씨가 모아 만든 조직이다. 1980년대 초 조직원들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면서 무너졌다가, 1980년대 후반 부산 내 호텔 오락실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다시 구성됐다. 이씨는 1988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야쿠자 가네야마구미(金山組)의 두목 가네야마 고사부로(金山耕三朗)와 의형제 결연을 하기도 했다.

1990년 이씨 등 주요 간부가 범죄단체조직 혐의 등으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칠성파도 흔들렸다. 하지만 영화 '친구'에서 배우 유오성씨가 맡았던 인물의 모델인 정모(50)씨 등이 나서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씨가 2000년 다시 구속되자, 최근 결혼한 권씨가 실질적인 두목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권씨는 2002년 부산에서 열린 모친의 칠순 잔치에 조폭 300여명을 하객으로 초청하고, 유명 연예인 9명을 불러 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권씨는 2002년 말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에게서 3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돼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 공동 두목급이었던 공모(사망 당시 41세)씨도 병원에서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 이후 실질적인 두목 역할을 한 강모(49)씨는 2008년 성매매알선법 위반, 2010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면서 두목에서 밀려났다.

이강환씨는 2011년 부산 한 호텔에서 한모(48)씨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한씨가 칠성파 내 정통 계보가 아니라서 조직 내 갈등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씨는 2013년 부산 내 경쟁 조직인 신20세기파 조직원을 폭행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한씨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부두목 정모(43)씨도 구속했다. 정씨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 청담사거리에서 범서방파와 흉기를 들고 대치한 사건에 연루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칠성파 현역 두목과 부두목 모두 구속된데다, 조직 내 갈등까지 겪고 있어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