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책임을 맡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4일 "수준 높은 집필진과 명확한 집필 기준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제 문제는 누가 어떤 집필 기준으로 교과서를 쓰느냐는 것이다.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은 50%나 된다. 5000년 역사에서 개항 이후 140년 역사의 서술 분량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건 아무래도 불균형이다. 더구나 일제강점기, 광복과 분단, 건국, 6·25, 5·16, 산업화, 민주화 등 근·현대사의 사건들은 보는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근·현대 역사를 아이들에게 많이 가르치겠다는 것부터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교육부는 지난봄 '2015년 교육과정'을 확정하며 현행 5대5인 전(前)근대와 근·현대 비율을 6대4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나 40%도 많다. 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 분량을 확 줄이되 학생들에게 확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서술을 짜임새 있게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위원장의 4일 기자회견에는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대표 필자로 참석했다. 또 다른 필자인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스승이 교과서 집필 참여로 손가락질받을 것을 걱정하는 제자들 만류로 이날은 나오지 않았다. 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국정 역사 교과서의 성패(成敗)는 얼마나 수준 높은 집필자가 참여하느냐에 달렸다. 국편은 오랜 경험과 균형 감각과 식견을 가진 석학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안 되면 십고초려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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