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려야 식당에 들어갈 수 있나요?"

지난달 21일 오후 6시(현지 시각)쯤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장 한국관 앞. 80여명에 달하는 대기줄 속에 있던 레오나르도 파지오(22)씨가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이번 엑스포에서 우아한 철냄비에 담긴 '김치스튜'(김치찌개)를 꼭 먹어봐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찾아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고 했다. 100석 규모 레스토랑 안에선 종업원들이 쉴 새 없이 갈비와 비빔밥, 김치찌개 등을 나르고 있었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장의 한국관 레스토랑에서 유럽인들이 한식 브랜드 ‘비비고’ 음식을 맛보고 있다.

최근 1~2년 새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유럽 지역에서 한식 열풍이 심상찮더니, 올해 밀라노 엑스포에서도 한식이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5월 1일 개막해 지난 달 끝난 밀라노 엑스포의 주제는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 즉, 음식이다. 이 같은 전 세계의 '맛 전쟁터'에서 김치찌개가 엑스포 주최 측이 뽑은 '놓쳐서는 안 되는 10가지 음식' 중 3위를 차지하고, 한국관은 이탈리아 언론으로부터 '절대 최고관'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레스토랑 운영을 맡은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지난 달 17일로 방문 고객 수가 20만명을 돌파했다"며 "하루 260명 안팎으로 예상했던 고객 수가 문을 연 지 3일 만에 500명을 넘어서더니 9월까지 일평균 1200~130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조덕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장은 "코카콜라, 맥도널드, 이틀리, 라바차 등 골리앗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비비고가 주목을 받았다"며 "유럽인들이 잡채는 파스타, 만두는 라비올리와 비슷하다며 환호했다"고 말했다.

밀라노 엑스포 홈페이지에서는 김치찌개를 이렇게 소개한다. '둥둥 떠있는 두부는 풍미가 뛰어나다. 맵고 생기를 돋우는 김치와 최고의 궁합이다. 김치는 한번 먹어보면 더 이상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최병헌(36) 비비고 밀라노 점장은 "세계시장에서 한식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엑스포에서 체감했다"며 "유럽의 '느긋한 문화'와는 다른 한국 특유의 '으�으�'기질이 더해지니 더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력'을 쓸 수 없고, 전기레인지만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조리해야 하는 음식은 아예 엑스포장에서 25km 떨어진 케이터링업체를 빌려 만들었다. 6개월간 매일 저녁 8시부터 새벽 3~4시까지 닭강정, 10가지 소스 등을 만들어 5t 트럭에 실어 날랐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레에레 델라 세라'는 이렇게 북적이는 한국 식당을 보고 이렇게 썼다. '토요일 한국관 레스토랑은 한창 잘나가는 맥도널드처럼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탈리아인들,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의 배추 발효 음식인 김치를 먹기 위해 30분간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과연 그럴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예스. 한국관은 엑스포의 절대 최고관 중에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