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시리즈 MVP(최우수선수)로 뽑힌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다룬 기사가 30일자 일본 주요 신문에 크게 실렸다.

"재팬시리즈의 주역은 이대호였다."(일본 아사히신문)

30일자 일본 신문의 스포츠면은 온통 29일 끝난 재팬시리즈 MVP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 기사로 도배됐다. 이대호는 재팬시리즈 다섯 경기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0.500(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팀의 2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현지 언론이 활약상과 함께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이대호의 겸손함이었다. 이대호는 MVP의 모든 공(功)을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내 앞에 주자가 많이 나갔고, 나는 그저 주자를 불러들였을 뿐"이라며 "MVP 상금 500만엔(약 4700만원)이 들어오면 동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팬시리즈 직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우치카와에 대해 "외국인인 내가 팀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준 소중한 존재"라며 "부상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MVP)에 우치카와가 서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동료를 배려하는 모습에 현장의 팬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냈고, 현지 언론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는 2011년 말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하면서 "조선의 4번 타자의 위용을 뽐내겠다"고 공언했던 약속을 재팬시리즈 한국인 첫 MVP로 지키면서 기록도 여럿 세웠다. 다섯 경기로 끝난 재팬시리즈 개인 최다 타점(8타점) 신기록과 개인 최다 사구(死球·2개)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팀이 이긴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린 것은 1990년 오레스테스 데스트라데(세이부 라이온스) 이후 25년 만이었다.

이대호는 31일 저녁 일본 후쿠오카발 비행기 편으로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재팬시리즈 도중 목 통증으로 고생하고 최종 5차전에서 오른쪽 손목을 공에 맞은 그는 이틀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대호의 아내인 신혜정씨는 현재 임신 5개월이다. 이대호는 재팬시리즈가 끝난 직후 "둘째가 생기면서 좋은 일이 많이 생겨 복이 또 오라고 태명을 '또복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이대호의 첫딸 효린양의 태명은 '복댕이'였으며, 이대호는 임신 소식을 접하고 치른 첫 경기에서 3연타석 홈런을 쳤다.

이대호는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향후 거취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연 다음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오후 1시 시작되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 합류한다. 이대호는 2013년 12월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맺었다. 2년은 확정 계약이며, 나머지 1년은 이대호가 잔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대호 앞에는 일본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이란 두 길이 놓여 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미국 현지 에이전트를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소문으로 나돈 국내 복귀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야구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