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티셔츠를 맞춰 입은 부부는 42.195㎞ 내내 발을 맞춰 뛰었다. 20㎞쯤부터 남편이 힘들어하자 아내가 속도를 줄였다. 올해 9번째 춘천마라톤에 참가한 서광수(69)·신영옥(64)씨 부부다.
부산에 사는 서씨 부부는 2001년부터 남편이 436차례, 아내가 432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다. 부부 합산 868차례 완주한 것이다. 현재 기네스 기록(751차례)보다 100회 이상 많다. '부부 동반' 완주는 415차례다. 기네스 기록엔 '부부 동반 마라톤 완주 기록'은 없다. 부부는 앞으로 500차례를 채운 뒤 기네스 기록을 신청할 생각이다.
마라톤 입문은 아내 신씨가 선배다. 아들 둘 둔 초등학교 교사인 신씨는 스트레스도 풀 겸 새벽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1999년 처음 하프코스를 달렸다. 남편 서씨도 이듬해 하프코스를 정복했다. 그때부터 주말마다 전국의 마라톤 대회를 찾아 달리는 것이 부부의 일상이 됐다.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딴 완주 메달이 집 안 곳곳 그득하다. 둘 곳이 없어 집 천장에 못 박아 매달아 둔다. '집 천장에 메달 걸렸네'이다. 완주기록증을 모아둔 파일도 9권이다. 파일을 담아둔 상자엔 '땀 집'이라고 써뒀다.
부부는 2004년 제주도에서 나흘 연속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서씨는 "마지막 날 비 내리고 바람도 세서 아무리 뛰어도 제자리였다"면서 "서로 등을 밀어주며 서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꼈다"고 했다.
춘천마라톤 결승점 300m 앞부터 손녀 예은(4)이가 함께 달렸다. 아내가 "답답해서 내년엔 짝꿍(남편) 놔두고 먼저 뛰어야겠다"고 하자, 남편이 받았다. "내가 목숨 걸고 뛰면 더 빠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