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1897~1990) 대통령은 마틴 루서 킹이나 존 F 케네디처럼 강력한 상징적(iconic) 존재였다."

티머시 오셰어(O'shea·66) 영국 에든버러대 총장이 21일 서울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든버러대는 재작년부터 해위(海葦) 윤보선 대통령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와 함께 한국·영국을 오가며 윤보선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상해 임시정부에서 최연소 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하다가 독립운동가 신규식의 권유로 유학, 1924년 에든버러대 고고학과에 들어가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21일 서울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에서 영국 에든버러대 티머시 오셰어 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에든버러대를 졸업했다.

[윤보선 前 대통령 기념 심포지엄]

오셰어 총장은 "그는 시련으로 가득했던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불굴의 용기, 높은 이상과 인품으로 실질적 기여를 했다"면서 "에든버러대도 졸업생인 그를 통해 한국의 민주화에 결과적으로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대는 올해 한국어 강좌를 시작했다. 오셰어 총장은 "장차 한국학 전문센터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582년 설립된 에든버러대는 철학자 데이비드 흄, 진화론의 찰스 다윈, 소설가 코넌 도일 등을 배출했다.

올해 심포지엄은 영국 '마그나 카르타' 800주년을 맞아 '마그나 카르타와 정치 리더십'을 주제로 열렸다. '대헌장(大憲章)'으로도 불리는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존 왕이 서명한 문서로 개인의 자유 보장, 국왕 권한 축소, 공정한 재판 등을 담고 있다. 존 에버러드 전 주북한(駐北韓) 영국 대사는 '북한은 마그나 카르타의 시기에 도달했는가'라는 발표에서 옛날 존 왕과 오늘의 김정은 체제를 비교했다. 둘 모두 '절대 군주'에 가깝고 프랑스와의 전쟁(영국)이나 핵 개발(북한)을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하며, 성격이 난폭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 하지만 그는 "김정은은 존 왕과 달리, 마그나 카르타에 서명해야 할 순간이 오면 합법·비합법적 수단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되찾으려고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진 한영(韓英)협회장, 워릭 모리스 전 주한 영국 대사 등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