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0일 김정은 체제 4년차에 대한 평가와 관련, "김정은과 (다른) 권력층 간 운명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날 국정원에 대한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운명 공동체 의식이) 김일성 시대를 100이라 하면 김정일 체제는 50~70, 김정은은 10 정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아버지(김정일)가 죽기 전에 지도자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거라고 했는데 이제야 아버지 말씀이 이해가 된다'는 말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지난 10일 예측과 달리 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정원은 "중국에서 반대를 많이 했고,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제사회의 압력과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압력 행사, 기술적 준비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국정원은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 등장한 북한의 '핵배낭' 부대와 관련, "특별히 의미가 없다고 본다. 아직 북한이 핵 소형화 기술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이 핵배낭을 제조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없다는 뜻일 뿐,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싣기 위한 소형화 기술은 핵실험을 통해 상당 부분 축적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신무기인 300㎜ 방사포는 상당히 성능이 괜찮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여부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 영변의 원자로 가동을 휴민트(인적정보)와 테킨트(기술정보)로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목 뒤에 혹이 난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의 고모이자 숙청된 장성택의 아내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건강에 대해 "평양에 칩거하면서 지병을 치료 중이고, 건강이 특별히 나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 225국(대외 공작기관) 선동지령문 입수 사실을 밝히면서 "지령문에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은 청와대에서 날조한 것으로 여론을 만들어라' 이렇게 돼 있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에선 380여개의 장마당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가 북한 돈으로 106원인데, 장마당에서는 이 가치의 79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외국으로 나간 북한 근로자는 현재 5만8000명으로, 누적 숫자로 따지면 2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북한에는 당이 두 개가 있는데 장마당은 도움이 되는데 노동당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빨치산 손녀도 해외에서 6개월만 머물면 김정은을 욕하게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휴대폰 사용자는 370만명에 이른다"며 "한국산은 해킹 문제 때문에 쓰지 말라는 지시가 있어 안 쓴다"고 했다. 국정원 측은 "북한 주민들이 형식적으로 김정은에 대해 충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마당, 휴대폰, 해외에서 일하는 근로자 등 때문에 지금은 (충성심이) 약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