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기하는 아이돌들이 부쩍 늘었다. 인기에 힘 입은 다수의 아이돌들이 드라마나 영화로의 진출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기 때문. 어떤 아이돌은 단번에 주연 자리를 꿰찰 정도다. 하지만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오랜 시간 준비한 신인 연기자들의 설 곳을 빼앗는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연기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연기력으로 당당히 뗀 아이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연기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느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연기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돌들은 누가 있는 지 살펴봤다.

일찌감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아이돌 1세대' 배우

1990년대~2000년 초반에 데뷔해 1세대 아이돌로 인기를 누리고, 배우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아이돌들이 있다. 이들 중에는 단역부터 시작해 주연까지 올라온 연기파들이 상당하다. 시간을 두고 단역부터 차분히 올라온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다.

'믿보황' 애칭 얻은 '슈가' 출신 황정음

출처=각 드라마 홈페이지

황정음은 정극과 코메디를 넘나드는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다. 주·조연으로 출연한 드라마만 약 20여편. 특히 2009년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로 '비밀' '끝없는 사랑' '킬미,힐미' 등의 주연을 맡아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때문에 황정음 앞에는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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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한복 입혀 키웠다'… '밀크' 출신 서현진

서현진은 2001년 밀크로 데뷔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은 배우로 전향한 지 한참 후에나 알려졌을 정도.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서현진은 '짝패(2011년)'부터 MBC 작품을 1년에 두 편씩 찍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사극에 많이 출연해 한복 입은 모습이 눈에 익숙하다. '제왕의 딸 수백향(2013년)'과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2 (2015년)'가 대표작이다. 단아함부터 능청스러움까지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는 캐릭터에 도전해 연기 스펙트럼을 점차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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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와 배우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장나라

장나라야 말로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되는 여자 아이돌 출신 배우다. 2001년 데뷔 후 '국민 여동생'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이듬해 SBS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2002년)'로 가수와 배우 두 마리의 토끼를 일찌감치 잡았다. 이후 앨범도 꾸준히 내면서, 연기쪽으로는 중국까지 넓혀 대륙을 사로잡았다. 중국에서 몇년 간 연기자로 입지를 다진 뒤 지난해부터는 한국 드라마 3편의 주연을 맡으며 국내에서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나라 "늘 똑같은 캐릭터? 다르게 연기하려고 했다"

한류 아이돌의 중심에서 연기를 외쳤다…'JYJ' 박유천

박유천은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해, 데뷔와 동시에 뜨거운 사랑을 받은 아이돌이다. 공식 팬클럽 회원수만 70만명에 이를 정도로 여러 나라에서 팬덤을 형성했다. 5인조였던 동방신기에서 2009년 3명이 탈퇴할 때 박유천도 같이 나왔다. JYJ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며 TV 드라마 '성균관유생(2010년)'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첫 주연이었지만 흔들림 없이 연기해 좋은 평을 받았고, 이후 '옥탑방 왕세자(2012년)' '쓰리데이즈(2014년)' 등에도 주연을 맡았다. 영화 '해무(2014년)'로 대종상, 청룡영화상에 이어 백상예술대상까지 신인상 8관왕을 기록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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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god' 윤계상

1999년 god로 데뷔한 윤계상은 한참 주가를 올리던 2004년에 홀로 그룹에서 탈퇴했다. 연예인을 그만두려고 했다는데, 우연히 접한 연기가 재밌어 그 길로 쭉 나가게 됐다. 데뷔작인 영화 '발레교습소(2004년)'로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크게 히트친 대표작은 없지만, 여러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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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여기 있다, 연기력으로 무장한 '아이돌 2세대'

최근 몇년 사이 가수와 배우로 동시에 활동하는 아이돌들이 많아졌다. 아이돌들이 자신의 넘치는 끼를 노래 뿐 아니라 연기로도 발산하는 건 좋지만, 기대치 만큼 따라주지 않는 연기력에 논란도 거세다. 아이돌이 작품을 맡으면 '다 된 캐스팅에 아이돌 뿌리기' 라는 식의 비아냥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아이돌들이 있다. 그들이 작품을 맡으면 '기대된다'는 반응부터 나올 정도. 연기력으로 무장한 아이돌들을 꼽아봤다.

"저 친구 가수 였어?"… 연기로 먼저 인정받은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 임시완은 2010년에 가수로 데뷔했다. 가수로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다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연기자로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영화 '변호인(2013년)에서 부산대 공대생 진우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영화 속 고문 장면을 촬영할 때는 체중이 50kg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고,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으며 '배우' 임시완의 영향력도 껑충 뛰었다. 2014년에는 tvN 드라마 '미생'의 주연 장그래 역으로 연기력을 확실히 입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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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 이름 알렸지만, 데뷔는 헐리웃 영화로… '엠블랙' 이준

'엠블랙' 출신 연기자로 알려진 이준은 사실 헐리웃 영화 '닌자 어쌔신(2009년)'으로 먼저 데뷔했다. 비의 아역으로 보여준 짧고 강렬한 연기는 분량과 상관 없이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가수로 계속 활동하다가 '아이리스 2(2013년)'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갑동이(2014년)' '풍문으로 들었소(2015년)'에서 싸이코패스와 철부지 재벌 2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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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우승하며 가수로 데뷔했지만, 연기로 풀린 서인국

서인국은 2009년 '슈퍼스타K'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우승자이니만큼 노래 실력도 출중했지만, 인기를 얻은 건 연기를 통해서다. KBS 드라마 '사랑비(2012년)'에서 조연을 맡아 연기자로 데뷔했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년)'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몇몇 작품을 거쳐 KBS 드라마 '왕의 얼굴(2014년)'에서 주연인 광해군 역할로 사극까지 소화하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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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에이핑크' 정은지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한 정은지는 이듬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바로 주연을 맡았다. 경험없는 '초짜'였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KBS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2014년)'에서도 주연으로 연기했고, 현재 방영 중인 KBS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2015년)'에서도 주연으로 열연 중이다.
▶정은지, 잘~나간다!
▶정은지씨, 도대체 못하는 게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