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강필주 기자] 논란을 잠재운 활약이었다. 인터내셔널팀의 배상문(29)이 아시아 최초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의 주인공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배상문은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마지막날 빌 하스(미국)와의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18번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3번째 어프로치샷을 실패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12경기 중 11경기를 마친 상태에서 14.5-14.5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양팀이었다. 때문에 세계 골프팬들의 모든 시선이 쏠린 배상문과 하스의 경기결과는 이날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었다. 결국 하스가 3번째 샷을 홀컵 가까이 붙여 배상문의 컨시드를 받아낸 미국팀이 정상을 차지, 6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1998년 이후 첫 우승, 혹은 2003년 이후 또 한 번의 무승부를 기대했던 인터내셔널팀은 아쉬움을 진하게 삼켜야 했다.

전날 기대했던 시나리오였다. 배상문이 12개 경기 중 가장 마지막에 배치되면서 우승의 향방을 극적으로 결정하는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찾아 온 주인공 기회를 놓치면서 마지막 단추를 꿰는데 실패했다.

12경기 중 11경기가 끝난 상황에서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은 14.5-14.5로 균형을 이뤘다. 마침 배상문은 12번홀부터 하스에 1타를 뒤지고 있던 상황. 그러나 16번홀에서 3~4m에 달하는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켰고 17번홀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세컨드샷을 홀 옆에 붙이는 컨시드로 위기를 헤쳐나왔다.

운명의 18번홀에서는. 1UP으로 앞서가던 빌 하스의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져 흐름이 배상문쪽으로 돌아서는 듯 했다. 그러나 배상문의 3번째 샷이 잔디에 걸리는 실수로 그린 안착에 실패,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배상문은 실수 후 잠시 주저앉아 속상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출전, 2승 1무 1패를 기록, 팀에 2.5점을 안기면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이번 대회 활약으로 병역 문제와 와일드카드 논란을 스스로 잠재웠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대회 첫날 출전하지 못했고 닉 프라이스 단장의 순위에 맞지 않는 파격 픽업으로 와일드카드에 뽑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다.


배상문은 결국 실력으로 이 모든 것을 잠재웠다. 둘째날부터 갤러리를 몰고 다녔고 화이팅 넘치는 세리모니 등으로 세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양팀을 통틀어서도 기량에서 기대 이상의 제 몫을 해냈다. 대회 전 여러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배상문에게 더 없이 중요했던 2015 프레지던츠컵이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