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개인이 운영하는 일종의 '은행'이 생겨나고 있으며 평양에는 현금인출기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을 왕래하는 대북 소식통은 9일 "요즘 사채업 등으로 돈을 번 '돈주(전주·錢主의 북한식 용어)'들이 소규모 은행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전주들 수중에 있는 돈을 시중으로 끌어내기 위해 은행 설립을 통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의 지원하에 각종 수익 사업을 독점해 거부(巨富)가 된 전주들은 고리대금업·전당포 운영 등 사금융을 통해 부를 늘려왔다. 이 소식통은 "평양의 고려호텔, 보통강호텔, 창광산호텔, 해방산호텔, 양각도호텔 등 5개 호텔에는 현금인출기도 설치됐다"고 전했다.

북한에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일부 전주 등 특권층은 자본을 축적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은 뇌물 요구 등 간부들의 수탈로 여전히 생활고를 겪고 있다. 9월 중순에는 평양시 만경대구역 광복거리에 위치한 김치공장 노동자들이 공장 간부들에게 불만을 품고 배추에 소금 대신 비료를 뿌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일도 일어났다.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서 일부 주민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 표출도 나오고 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지난 9월 22일 김정숙(김일성의 아내, 김정은의 할머니) 기일(忌日)을 맞아 우리의 국립묘지에 해당하는 대성산혁명열사능에 있는 김정숙 묘지에 놓여 있던 대형 화환들이 부서지고 꽃들이 갈기갈기 찢겨 뿌려진 사건이 발생했다"며 "열사릉에서 그것도 김정숙 묘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북한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위부(우리의 국정원)·보안부(우리의 경찰청)에 보위사령부(우리의 기무사)까지 동원됐지만 범인은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3학년 학생이 6월 평양 창광산거리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명(김정은)이 딱 죽어야 모두가 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가 며칠 후 온 가족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