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일본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접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서(親書)를 전달받았다. 이 친서에는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韓中日)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갖자는 아베 총리의 제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대표는 박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1965년(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이 협력하면서 교류와 안정을 유지해왔으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잘 부탁한다'는 아베 총리의 전언을 친서와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2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간 회담 이후 중단됐다.
야마구치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도 대화 마당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구치 대표는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이) 그런 노력을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일본군위안부 문제, 일본의 안보 법제 정비, 북핵(北核) 공조 등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야마구치 대표에게 "위안부는 여성 인권에 관련된 문제이며 당사자가 고령화하고 있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일본의 안보 법제 정비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여러 정보 교류를 해왔지만 더욱 강한 투명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주변국이 안심할 수 있는 대응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야마구치 대표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 내 혐한(嫌韓) 발언과 시위를 의미하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고 한다.
한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TPP에 가입하려면 일본을 포함한 기존 회원국이 전부 동의해야 한다.
한편 외교부는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전제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1일 또는 11월 1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 중·일, 한·일 간 양자 회담을 순차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