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간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한다. 일본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가 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우리 정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정상회담이 열리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이며, 2012년 5월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간 정상회담 이후 3년 반 만이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이처럼 오래 정상 간 만남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었다. 늦게나마 꼬여 있는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성공적 정상회담을 위해선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일본이 진전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면 최선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뚜렷한 우경화 경향을 보여온 아베 총리가 우리 기대에 부응하는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양국 외교 당국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작년부터 9차례에 걸쳐 국장급 회담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정상 간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대화를 계속해 나가면 견해차를 줄이고 쌓인 앙금을 털어낼 여지가 생길 것이다.
한·일 간에는 과거사 문제 외에도 경제·안보 측면에서 협력해야 할 과제가 많다. 북핵(核)·미사일 문제에 대한 공조를 비롯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일본의 안보 관련법 개정에 따라 양국 간 군사·안보의 대화 틀을 재정립할 필요성도 생겼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은 그 자체가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갖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일본과 동반자 관계를 복원하며 과거사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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