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기구의 한국인 수장(首長)이 배출됐다. 6일(현지 시각)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 회의에서 고려대 이회성(70) 교수가 미국·벨기에 출신 후보자들을 제치고 제6대 IPCC 의장으로 선출됐다. 1988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출범시킨 IPCC는 세계 195개국 정부 등이 가입한 독보적인 기후변화 연구 국제기구이다. 3~5년 간격으로 전 세계 과학자 수천명을 참여시켜 지금까지 5차례 'IPCC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냈다. 오는 9일 임기를 시작하는 이 교수는 제6차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이회성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은 거의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난 방지와 인프라 투자 등 각국이 의사 결정할 때 IPCC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인 이 교수는 IPCC 창립 초기인 1992년 제3실무그룹(사회경제 분야) 공동 의장을 시작으로 2008년엔 IPCC 부의장에 선출돼 지금까지 활동하는 등 20년 넘게 IPCC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 경기고와 서울대(무역학과)를 나와 미국 럿거스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대 원장, 세계에너지경제학회장을 지냈다.